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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보컬로 순수하고 솔직한 음악 들려주는 덴마크 여가수 미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모두 북 유럽의 팝 음악 강국들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 중에서 세계 팝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아바를 필두로 잉베이 맘스틴, 록시트, 에이스 오브 베이스, 카디건스 등 수많은 대중적 팝 스타를 배출해낸 스웨덴이 단연 으뜸이다. '80년대 뉴웨이브 붐의 한 가운데 서있던 아하를 비롯해 최근의 시셀 같은 개성있는 뮤지션을 배출해낸 노르웨이라든가 댄스 팝 밴드 아쿠아를 앞장세운 덴마크는 상대적으로 이에 뒤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인기만을 놓고 보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아쿠아는 그렇다 치고 마이클 런스 투 록이라는 걸출한 아시아용(?) 밴드나 'Kiss Me' 한 곡으로 내한 공연까지 가졌던 한국형 밴드 블링크, 그리고 최근에도 앨범이 소개된 남성 듀오 브리즈(Breeze) 같은 밴드에 이르기까지 덴마크 뮤지션들은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의 인기도만 놓고 보면 덴마크 뮤지션들은 스웨덴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것은 이들의 음악이 우리 정서에 잘 들어맞는 음악을 구사하기 때문인데, 다시 말해 멜로디가 강한 음악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발라드 히트곡을 가진 마이클 런스 투 록이 그 예이고, 록 밴드 블링크의 'Kiss Me' 역시도 멜로디가 귀에 들어오는 곡이었다.

이미 지난 1988년에 앨범을 냈지만 우리에게는 소개된 적이 없던 미센이라는 이 팝 가수에 관해서는 별다른 정보가 없지만 그녀가 덴마크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끌 만 하다. 사실 미센이라는 이름은 낯설어도 음악에 조금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앨범의 수록곡을 작곡하고(작사는 미센이 대부분 맡았다) 기타와 베이스, 키보드 등의 악기 연주를 맡는가 하면 프로듀서로까지 나서고 있는 제이콥 그로스(Jacob Groth)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라고 느낄 것이다. 그렇다. 그는 바로 블링크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적이 있다. 블링크의 앨범 크레딧에서 그의 이름을 접했던 기억을 떠올려 볼 수가 있다.

 

 

Misen "Walk Up Wind"


    
1. Calling you   
2. Fool for love
3. Take me as I am
4. I want you to come home
5. Dream on
6. Old mystery of love
7. No one like you
8. Song for emma
9. My little happiness
10. Nothing could be wrong
11. Again
12. Indoor fireworks

       

밴드 활동을 거쳐 작곡가, 프로듀서, 영화음악가, 광고 음악 작곡가 등 덴마크 내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제이콥 그로스는 1988년 발매되었던 미센의 앨범에도 프로듀서로 참여했었다. 그런데 더 자세히 알고 보면 미센과 제이콥 그로스의 사이의 관계는 굉장한 연관성이 있다. 바로 이들은 두 아들을 둔 부부 사이인 것이다. 이들의 인연을 더듬어보면 미센이 열 세 살 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그 무렵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미센의 기타 선생이 바로 제이콥 그로스였다.

미센은 10대 시절 로컬 신에서 뮤지컬에 출연하는가 하면 합창단에서, 혹은 솔로로 노래를 하기도 했고 결국 노래를 위해 고등학교를 중도에 그만두기까지 한다. 코펜하겐 등지에서 팝/록, 펑크, 소울 등 여러 밴드를 전전하며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TV 쇼에 출연하고 스튜디오 레코딩에 세션으로 참여하기도 하던 그녀는 제이콥과 재회를 하게 된다. 결국 그가 이끌던 밴드 Minitations에 가담한 미센은 커버곡들을 부르며 클럽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 이 무렵 미센과 제이콥은 함께 곡을 만들기 시작하고 결국 1988년 "Missing"이란 앨범을 발매한다. 하지만 당시 덴마크 가요의 득세 속에 영어로 만들어진 이들의 노래는 주목을 끌지 못했고 게다가 레코드사의 파산으로 인해 이 앨범은 기억 속으로 묻히고 만다.
그 해 미센은 제이콥이 음악을 맡은 록 오페라 <Miranda>에 주연을 맡게 되는데 이 질긴 인연으로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에까지 이르게 된다. 제이콥은 영화 및 광고 음악 작곡가로 점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미센은 가끔씩 제이콥이 만든 노래를 직접 부르며 1995년에는 덴마크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하기도 한다. 세 살 터울의 두 아들을 낳은 이들 부부는 분주한 활동 가운데에서도 함께 노래를 만들었고 결국 1999년 이 앨범 "Walk Up Wind"가 발매되었다. 첫 앨범으로부터 무려 11년만의 일.

이번 음반을 통해 만나게 되는 미센이란 가수의 음악은 참으로 독특하다. 그리 강한 임팩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보컬도 굳이 색깔로 말하자면 무채색에 가까운 차분하고 투명한 것이지만 오히려 오버하지 않는 순수한 느낌의 창법이 더 호소력 있게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주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풀어내고 있는 노랫말과 담담하게 노래하는 창법은 수잔 베가나 숀 콜빈 등 여성 포크 싱어 송라이터들과의 공통점을 찾게 해준다. 포크와 팝을 주재료로 적절히 버무려낸 그녀의 음악에서는 북유럽 특유의 서정미가 묻어나는 투명한 보컬과 함께 유달리 기타 사운드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특징적이다. 물론 중간 중간 사용된 아코디언이나 도브로 같은 악기들은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다. 비트보다는 멜로디에 중점을 두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착지근하게 감겨드는 멜로디라고는 할 수 없다. 전통적인 형태의 팝 발라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특징이고 이 때문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반복해 듣다보면 나름대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미센은 별다른 기교는 없지만 그 나름의 매력적인 보컬로 곡을 해석해내고 있는데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개성을 부여하는 요인이 되고 있지 않나 싶다.
미센과 제이콥 그로스의 창작곡들을 위주로 꾸려진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리메이크 곡인 'Indoor Fireworks'. 독특한 음악성을 지닌 영국 뮤지션 엘비스 코스텔로의 작품으로 영국 록 뮤지션 닉 로(Nick Lowe)가 1985년에 부르기도 했던 작품인데 워낙 원곡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미센의 리메이크는 더욱 더 차분한 느낌으로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다.
그 외에도 비교적 리듬감이 느껴지는 'Calling You'나 전부 부분이 유리스믹스의 'Miracle Of Love'의 멜로디를 떠올리게 하는 한편 컨트리풍의 느낌을 주기도 하는 'Old Mystery Of Love' 등의 곡들이 귀에 들어온다. 2분이 채 안 되는 짤막한 곡이지만 상큼한 느낌을 주는 'My Little Happiness'나 재미있는 리듬과 아코디언이 어우러지고 있는 'Nothing Could Be Wrong' 등도 관심있게 들을 트랙이다.

원용민(월간 oimusic 편집장) / Musicmine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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